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빠르게 의문을 죽이고 있습니다. '익숙함'이 유행하는 미덕이 되었고, '확실성' 또한 우리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추구 속에서 우리는 '정답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으며, 놀라움에서 비롯된 고대의 지혜, 즉 철학적 사고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 책은 10개의 장에 걸쳐 철학적 사고의 독특함을 보여줍니다. 이 독특함은 바로 철학에는 확정적인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철학자는 확정적인 답이 아닌 더 나은 답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를 검토할 때마다 새로운 문제와 새로운 영역이 나타나며,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정치철학 등이 이 책에서 차례로 전개됩니다. 우리가 철학을 탐구하는 과정 자체가 철학을 형성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철학적 탐구가 바로 사람들의 '확실성'에 대한 집착을 깨뜨리고, 사람을 군중 속의 타자로 만듭니다. 그러나 자아의 등장은 바로 타자를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마치 소크라테스에게 있어 폴리스의 심판이, 공자에게 있어 천하를 주유하는 것이 그랬던 것처럼, 철학자는 동굴 밖으로 나와야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철학은 지혜로서, 수용과 만족이 아닌 의심과 반성을 강조합니다. 철학자에 대한 최고의 존경은 그들의 말을 진리처럼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하고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역사 속에서 철학자가 된 모든 사람이 선배 철학자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